본문 바로가기

일상

<태양아래> 관람후기

<태양아래>


지난 일요일 밤, 아내와 함께 '태양아래'라는 영화?를 보았다.


북한당국의 요청으로 러시아의 다큐멘터리작가가 1년간 평양의 '진미'라는 만7세 소녀의 가정을 중심으로 '조선소년단입단'이라는 이벤트에 맞추어 북한주민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이 그냥 스탈린주의를 따르는 같은 공산국가로만 생각했던 감독은 전혀 다른 북한체제의 시스템에 당황을 한 것 같다. 그리고 북한당국의 요청과 의도와는 달리 그의 작품은 다른 방향으로 선회하기 시작한다.

카메라의 녹화버튼을 OFF하지 않는 방식으로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의 그들의 말과 행동을 가감없이 담아내고 있다. 

녹화한 테잎과 편집본을 카피해 당국의 검열을 피해 그의 작품은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북한을 왜 '극장극가'라고 말하는지 그 민낯이 드러나는 영화다.


북한은 아이들이 만7세가 되면 '조선소년단'에 입단을 한다.
조선소년단은 북한만의 독특한 조직이 아니라 소련이 볼세비키혁명을 기념으로 1912년부터 시작된 '피오네르(개척자라는 의미)'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손바닥을 펴고 머리위에 올리는 독특한 경례법과 함께 'Всегда готов(항상준비)'라는 구호가 인상적인데 중국에도 '소선대(중국소년선봉대)'라는 조직이 있다.

북한은 4월15일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을 기점으로 보통 3번에 걸쳐 모든 아이들이 입단을 하게 되는데 그 가운데 성적이나 성분이 좋은 아이들 1/3가량이 우선 선발된다. 진미는 그 가운데에서도 대표로 선서문을 읽는 대표로 선발이 되었다.


영화는 시종 우울하다.

잿빛도시의 우울함은 진미와 평양이라고 하는 북한의 심장부를 더욱 회색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영화말미에 진미와의 인터뷰가 등장한다.

조선소년단 입단에 대해 묻자 진미의 대답은 조직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잠간의 침묵이 흐르고 진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른다.

작가가 기쁜일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진미는 '모릅니다'라고 대답을 한다. 

재차 좋거나 기쁜일을 생각해보라며.. 시라도... 그러자 진미는 시?..한마디하고 소년단 서약문을 아무렇지 않게 줄줄 외워간다.

"나는 자애로운 할아버지 김일성 대원수님께서 키워주시고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일 선생님께서 빛내어주시는 영광스러운 소년단에 입단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대원수님과 지도자 선생님의 가르치심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주체의 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빛내어나가는 공산주의 건설의 믿음직한 후비대로 억세게 자라나갈 것을 소년단 조직 앞에서 굳게 맹세합니다"

이제 고작 8살된 여자아이의 입에서 혁명이니 투쟁이니 충성이니.. 이런 단어들이 아무렇지않게 흘러나온다.

진미가 흘리는 눈물은 무엇일까?

진미는 아는 것이다.

이제 조선로동당의 당적영도체제아래 들어서면서 개인이 아닌 조직으로서 살아가야함을...

사회정치적생명체로서의 개인은 당과 수령 삼부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가 선교하고자 하는 북한땅이 그리고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체제아래 살고 있는지 그래서 그들이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왜 그들이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이 선교는 요원하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엇을 따르고, 무엇을 잊어야 할까?  (0) 2017.03.25
등잔대 모임  (0) 2016.06.26
DMZ를 생각한다  (0) 2016.05.03
통일선교아카데미 개강  (0) 2016.04.02
서대문형무소를 찾아서  (0) 2016.03.12